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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검은 파도가 치는 '삼양검은모래해변'
    국내여행기/구경하기 2015. 2. 4. 18:21

     

    작년 10월 제주여행의 마지막일정,

    제주공항과 가까운 이 곳,

    삼양 검은모래해변을 거닐다. 

     

     

      여기저기 쏘다니다, 공항으로 가야할 시간을 3시간여 남겨두고, 우리는 이정표를 따라 어디로든 가야했는데, 늘 주요 관광지 쪽으로 가다보면 어김없이 몇번은 보게되는 '삼양 검은 모래 해변' 이라는 단어가 눈에 자꾸만 들어온다. 늘상 궁금했지만 그냥 지나쳤던 그 곳, 차를 돌려 이정표를 따랐다.

      여행의 마지막 날엔 늘 아쉬움이 남아 우울하기 십상인데, 이 날은 햇볕이 쨍하면서 끝까지 좋은 날씨를 유지해줘서 여행끝맺음 우울증이 조금은 적었던 날이었다. 가을의 향취가 담뿍 담긴 제주, 그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다.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 오자마자 넓직한 주차장에 주차를 했는데 무료였다. 유명관광지였다면 돈을 내거나, 혹은 내고서도 한참 멀리 떨어진 곳에 주차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을텐데, 이 곳은 그런 어려움이 없다.

      주변은 그렇게 관광단지로의 개발이 되어있는 편은 아니라 카페는 2-3개 남짓, 밥집도 얼마 없고, 아주 작은 규모의 펜션 등이 자리를 잡고 있었으며 꽤 한산한 편이었다. 오자마자 탁 트인 넓은 바다를 바라보고 섯자니, 왠지 또 가기 싫은 마음이 와르르 파도처럼 밀려왔다.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 제주의 바다는 짙푸르기도, 옅은 하늘색을 닮기도한데다, 유독 검은 바위 위로 부서지는 하얀 파도가 참 예쁘다. 몰디브로 신혼여행을 다녀와서 한달도 채 안되었을 무렵 찾아간 제주여서 그 곳의 바다와 비교해보기도 했지만 이 곳은 이 곳만의 매력을 확실히 갖추고 있다. 늘 겨울바다만 보던 우리에게 가을바다는 쾌청함 그 자체였다.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 검은 돌 사이로 들어왔다가 빠져나가는 바닷물이 우리 마음에 자리잡으려 하는 끝맺음에 대한 아쉬움을 쓸어갔다가, 다시 놓아두고 간다. 맑은 바닷물 사이로 언뜻 보이는 내 그림자가 재미있다. 해변에는 모래가 가득한 곳도 많아서 아이를 데리고 나온 가족들도 볼 수 있었고,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면 파도가 물방울져 날아와 내 머리위로 떨어지기도 하였다.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 배들이 정박하는 작은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둘러보니, 쓰레기가 둥둥 떠 있어 아쉽다. 넓은 바다에 나 하나쯤 버려도 괜찮겠지, 하는 안일한 행동이 얼마 지나지 않아 볼 품 없는 바다를 만들어 버릴지도 모를 일인데.. 자기가 마신 쓰레기가 제주도 푸른물에 둥둥 떠다니는 것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지 알아야하겠다. 쉬이 생각하던 나쁜 버릇 하나를 나 역시 고쳐보기로 노력한다.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 살짝 말라붙은 풀 사이로 아직은 푸르게 남아있는 초록색이 바다와 어우러져 아주 신선한 느낌을 준다. 검은모래 해변은 검은 모래도 볼 거리지만 꽤 넓은 바다 산책로가 포인트인 것 같다. 걷다보면 바다도, 하늘도 참 드넓게 펼쳐져있다. 단 뻥 뚫린 곳이라 다른 곳에 비해 바람이 쌩쌩부니 가벼운 겉옷은 여름에도 챙겨 입는 것이 좋겠다. 위에서도 언급했듯, 파도가 물방울로 하늘거리며 내 머리로 떨어지기 때문에 자칫 추울지도 모를일이기 때문이다.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 이 것이 바로 이 곳의 가까운 파도를 검게 물들이는 신비의 검은모래이다. 이 모래는 '쇠소깍'에서도 볼 수 있고 아마 여느 제주 바다 몇 곳에서는 볼 수 있는 모습일테지만 유일하게 정확히 이름붙여진 곳은 이 곳 뿐이다. 쇠소깍은 이미 널리 알려져 사람이 너무 많은 관광지이다 보니, 한적하게 가족여행을 즐기고 싶다면 이쪽으로 올 것을 추천한다.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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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  이 '검은 모래'에는 철분이 함유되어 있는데 이 놈으로 찜질을 하면 신경통과 관절염, 그리고 다이어트에도 좋다고한다. 그래서 7월 하순부터 9월까지는 모래찜질과 해수욕을 동시에 즐기려는 사람들이 꽤나 찾는다고. 일석 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는 삼양검은모래해변, 여름에 한번 들러본다면 더할나위 없이 좋겠다. 특히 이 기간에는 삼양검은모래해변 축제가 있어, 먹거리 볼거리가 모두 풍부하다고한다.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 한적한 바닷가를 걸으며, 신기한 검은 모래도 만져보고 바람도 쐬니, 결혼과 신혼여행으로 붕떠버렸던 우리의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는 것 같았다. 앞으로를 견딜 수 있는 또 하나의 힘, 바다로부터 응원을 받고 돌아왔다. 소박하고 꾸밈없는 이 곳, 버리고 싶은 것은 버리고, 채우고 싶은 것은 채워 돌아오는 여행의 마지막 일정으로 손색 없는 곳이었다.

     

    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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